미세침습 수술이란? – 바른신경외과

광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기존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고배율 시야, 풍부한 조명 전달이 가능해지면서 척추 수술 영역에서도 좀 더 작은 창구를 이용한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미세 침습이라는 개념은 신체 외부의 절개를 작게 하여, 수술 이후 따라오는 흉터를 작게 하려는 노력도 포함되어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 목표는 병변에 접근하는 과정 중에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정상 구조의 손상을 최소화함에 있습니다. 

척추를 지탱해주는 구조물을 보존

척추는 자세 변경을 가능하게 하는 관절 역할을 하는 동시에, 우리 몸에서 자세의 중심이 되는 기둥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병원에 오실 때 소위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이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시지만, 척주(脊柱, 척추 기둥)의 안정성에는 후방 구조물 역시 주공격수에 해당합니다. (그림 1 & 2) 수술적 접근 시 후방 인대 복합체라고 불리는 인대와 후관절 부위를 보존할 수 있다면,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척추 관절의 불안정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후방 인대 복합체의 침범을 줄인다면, 수술 부위의 통증을 줄이는 것은 물론, 기존의 수술법에서는 후관절을 많이 절제하여 나사못을 통한 고정을 요하던 질환에서도 고정 없이 감압만으로 끝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정술을 받더라도 주변 분절의 스트레스가 증가되어 퇴행성 변화가 촉진되던 부분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림1. 후방 구조물의 모식도. 초록색과 파란색 영역이 후방 구조물입니다.
그림2. 흉요추부의 생역학적 구성: 전방 구조물(척추체 및 추간판)이 약 40% 정도의 무게를 견디는 반면, 후방 구조물 (후관절 및 인대)에서 약 60%의 무게를 견뎌준다. 후방 구조물(출처 및 참조문헌 : https://doi.org/10.1016/j.aott.2019.08.016)

수술 현미경의 도입

그림3. 수술 현미경의 사용 (출처 : 대표적인 수술 현미경 제조사 Carl Zeiss 홈페이지)

현재는 “미세침습 Minimal invasive” 보다 이전 단계인 “저침습 Less invasive”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수술 현미경의 도입은 당시에 획기적인 혁신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미경이 수술에 도입된 것은 역사적으로 이 원고의 작성 시점보다 100년 전인 1921년, 스웨덴의 이비인후과 의사 Carl Olof Nylen였다고 합니다. 이후 Carl Zeiss에서 1951년 수술을 위한 현미경 첫 모델을 만들었고, 요추 수술에는 1960년대 중반에 도입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1970년대 들어와서 경추 및 요추 수술의 정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수술 현미경의 도입의 장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대표적인 것은 3D 입체 시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이론적으로 육안으로 볼 때 3D 입체시가 가능하려면 의사의 눈 사이 간격 (평균 62mm) 이상의 절개가 필요합니다. 이는 안경에 확대 렌즈 (통상 X2.5 ~X3.5 배율)를 삽입한 루뻬 Loupe로 볼 때도 마찬가지고요. 통상 3cm 정도 절개를 하는 추간판 절제술의 경우 육안으로 3D 입체시를 형성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수술 현미경을 통한다면, 22mm 이상의 절개만으로도 3D 입체시가 가능해져 수술의 안정성이 향상될 수밖에 없습니다.

광학기술의 발전으로 작은 절개를 통해서도 강력한 조명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진 점도 한몫했습니다. 10배 이상의 고배율과 무영등 (수술실의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등)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신경 혹은 신경막 손상을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것은 통계를 보지 않아도 자명한 일입니다. 환자의 안전이 증가되는 동시에, 목을 구부리지 않고도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어 목을 구부린 채 몇 시간씩 수술해오던 외과의들의 만성 경부 피로감 역시 줄어들어 의사들 역시 현미경 도입을 환영하였습니다.

현미경 VS 내시경?

복부 수술에 내시경 (복강경) 수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척추 수술에서 내시경이 아닌 현미경이 먼저 도입되었던 것은 복강과 달리 척추 주변에는 “강” (cavity, 빈 공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복강에는 공기를 채워서 배를 부풀리면, 시야를 확보하고, 조명을 비추고, 복강경 도구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할 수 있었지만, 척추에서는 뼈 주변에 붙어있는 근육과 인대들로 인하여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웠으며, 내시경을 통하여 접근하더라도 카메라를 통한 구조물의 위치와 특성을 파악하는데 많은 견습이 필요했기에 현미경 수술이 먼저 대중화가 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 “저침습”인 현미경은 부족한 부분만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의 저변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많은 병원에서 현미경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미경은 독자적으로 서있을 수 있기 때문에 외과의는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습니다. 발병한 지 오래된 추간판 탈출증이나 협착증의 경우, 혹은 재발성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주변과 달라붙어있어 경계가 불분명한 유착이 수술의 큰 걸림돌인데, 이를 박리하는 데 있어서는 한 손보다는 당연히 양손이 유리합니다. (그림 4) 또한 박리 중 신경막의 손상이 발생했을 때 직접 봉합을 통한 보강이 가능하여, 척추 수술에서 까다로운 합병증에 속하는 척수액 누수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림4. 현미경의 위치 선정 및 조절이 자유로워 외과의는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내시경 수술의 저변이 지속 확장되는 걸까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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