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침습 추간공 경유 요추 유합술 – 바른신경외과

MIS TLIF (Minimal invasive transforaminal lumbar interbody fusion)라는 약어로 불리는 미세침습 요추 추간공 경유 유합술은,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 Percutaneous  screw fixation)이 개발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경피적이라는 말은  “피부를 통해서”를 의미하는데, 아래 그림 5에서 처럼 큰 절개 및 근육을 뼈에서 박리하지 않고 나사못을 삽입하는 방법입니다. 

그림 5 척추수술 모식도.

A 정상 척추 주변 구조. B 기존의 나사못 삽입 방식.  척추 후방 근육이 뼈에서 박리 및 견인되어 있습니다. 수술 후 에는 견인을 풀게 되어 근육이 원위치에 가깝게 돌아가지만 박리되었던 부분이 정상적으로 부착되지는 못합니다. C 경피적 나사못 삽입술. 피부와 근육을 뚫고 들어가기에 피부 절개는 있으나 근육이 뼈에서 박리되지는 않습니다.

그림 6 Sextant 육분의, Sextant screw-rod system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은 Medtronic 사의 Sextant (육분의)라는 이름의 나사못 기구가 개발되면서 2001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출처 : DOI:10.3171/foc.2001.10.4.1)

Sextant라는 이름은 나사못 시스템이 항해에서 사용되는 육분의의 모양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림 6) 척추에 나사못을 삽입하는 방식은 1977년 소개되었습니다만, 2001년이 되어서야 척추 수술에서 상용화될 수 있었던 것은 나사못을 서로 연결하여 고정력을 형성해주는 막대 (rod) 체결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에도 나사를 삽입한 뒤 이에 플레이트를 대는 방식의 수술법이 있었으나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Medtronic사의 Sextant 나사못 시스템은 삽입된 나사에 임시로 달린 막대를 서로 모은 뒤, 회전이 가능한 막대 전용 기구를 부착하여, 나사 머리 부분에 막대의 체결이 가능하도록 해주었습니다.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 등장 이후에도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은 부분은,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 만으로는 나사못의 고정력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허리는 관절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압력이 나사못 주변에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는데, 척추의 움직임을 없애지 않은 채 나사못으로 묶어두기만 한다면, 이 압력이 쌓여 높은 확률로 나사못이 느슨해지거나 부러지는 합병증이 일어났습니다. (그림 7)

그림 7 부러진 나사못. A 수술 후 X-ray 전후 사진. B 이후 화살표 부위 나사못이 파손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은 독자적으로는 치료 영역에 제한이 많았습니다. 또한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단순 고정이 아닌 충분한 신경 감압이 기본적으로 필요하였고, 광범위한 감압술 후 발생하는 불안정성을 보강하기 위해서도 역시 유합술이 필수적이었습니다. 2001년 관형태의 견인기 (tubular retractor)를 통한 미세현미경 수술법이 창시되었고, 이 접근법을 이용한 유합술 (MIS TLIF)의 성공적인 결과가 2005년 보고되면서 미세 침습 수술의 비약적인 성장이 이루어졌습니다. 

 미세침습 유합술은 22mm 직경의 관형태의 견인기를 사용하며, 견인기 삽입 과정에서도 작은 막대부터 굵은 막대를 차례대로 넣으며 근육을 통과하는 통로를 만듦으로써, 근육 박리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합술을 위한 절개는 2.5cm 수준이니 기존 방식 (“관혈적” 유합술)에서 한 분절 수술 절개가 11-12cm 정도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수술 절개는 매우 작은 셈입니다. 다만 이후 이어지는 경피적 나사못 삽입술시에 추가적인 절개가 양측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절개선 길이 자체는 큰 차이 없습니다. 미세침습의 강점은, 이 글의 첫 문단 내용에 기술했던 것처럼, 척추의 지지력의 60%를 감당하고 있는 후방구조물 (후방 인대 복합체)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림 8 MIS TLIF의 견인기 삽입 통로 및 삽입 후 모습 (출처 : Metronic 사 홈페이지, AO spine 발행 교육자료)

유합술 과정

그림 9 미세침습 유합술 과정 (출처 https://www.orthoindy.com/DavidSchwartz/Video-Procedures)

관형태의 견인기를 통하여  비대해진 후관절 부위 한쪽을 쪼개고 잘라낼 수 있습니다. 다음 척추강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내로 들어갈 수 있으며, 그림 9의 노란색 신경이 노출됩니다. 신경 앞쪽으로는 느슨해진 디스크가 있어 신경을 일시적으로 견인해가면서 신경을 누르는 추간판 역시 절제하게 됩니다.

 

 이후 신경의 앞, 뒤로 눌린 게 충분히 풀어지면 디스크가 제거되고 남은 빈 공간으로 케이지 (인공뼈)를 삽입하여 기존에 낮아져 있던 디스크 공간을 들어올리게 됩니다.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을 병행하여 더이상 수술받은 마디의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해줍니다. 

수술상처는 1-2주에 걸쳐 회복되기에 수술 후 10-14일 경과 시점에서 퇴원이 가능해지나, 그 이후로도 3개월 정도의 안정 및 주기적 내원이 필요합니다. 수술 부위가 안정화되려면 “유합”이라고 부르는 윗뼈, 아랫뼈가 서로 자라나 만나는 현상이 필수적인데, 수술 후 허리의 움직임이 많으면 초기에 나사못의 고정력이 감소하며 유합이 방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합 과정은 통상 6 -12개월에 걸쳐 이루어지며, 유합율을 높이기 위해선 케이지를 삽입할 때 수술부위에서 얻은 환자의 후관절 뼈와,  뼈가 자라나는데 재료가 되는 골형성 재료들을 충분히 삽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림 10 케이지 (인공뼈의 삽입 과정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83639646)

취약점

미세침습 추간공 경유 요추 유합술의 경우 취약점은 없는 것일까요? 
경험이 쌓이지 않은 외과의에게는 신경막 손상 시 직접적인 봉합이 쉽지 않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스크와 척추뼈 뒤에는 척추강이라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있는데, 대부분의 병소가 신경관의 형태를 일그러트리는 게 증상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 시 원인이 되는 병소를 제거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신경막의 손상을 가져오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신경막 안에는 신경뿐 아니라 척수액이라는 액체가 메우고 있는데, 신경막의 손상이 발생하면 척수액 누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소량의 누수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지속적인 누수가 일어나면 상처부위에 척수액이 고이며,  절개가 다 붙기 전에 상처 밖으로 누수를 일으킬 수 있고, 치명적인 감염 합병증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11 경막 손상 후 척수액 누수 소견이 보이는 수술 후 MRI (출처 Neurology India, DOI: 10.4103/0028-3886.293459)

미세침습 수술은 22mm 직경 x  50-60mm 깊이의 관 형태를 통해 접근하기에 신경막의 손상이 발생하게 되면 직접 봉합을 하기에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를 통해서도 신경막 안에 있는 종양 수술도 가능하다는 경험 많은 외과의들의 문헌 보고들도 있기는 하나, 보편적으로 안정적인 신경막 봉합 가능성에는 회의적입니다. 다만 경막 손상의 발생률은 높지 않으며, 미세한 경막 손상이 발생했더라도 대부분 간접적인 보강법만으로도 문제없이 회복을 보이는 경우들이 많으며, 미세침습으로 인한 건강한 후방 구조물의 존재로 오히려 경막 손상 발생 시 합병증이 덜하다는 의견도 있어 절대적인 취약점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림 12 수술 시 발생한 미세한 경막 손상. 클립 결찰로 잘 치료되었습니다. (출처 : https://doi.org/10.1155/2014/919248)

어떤 병소에 미세침습 추간공 경유 유합술을 할 것인가?

 유합술을 필요로 하는 모든 협착 혹은 추간판 탈출증 병소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어떤 병소에 불가능한가?”라고  거꾸로 질문을 하는 것이 오히려 구체화하기 용이할 듯합니다. 

 기존에 유합 및 나사못 고정술을 받았던 경우 통상 고정 범위의  주변 분절에 병소가 발생하며, 이 경우 나사못 고정의 연장을 필요로 합니다. 나사못 연장술 시 기존 수술부위의 나사못에 접근하여 이를 풀고 새로 삽입된 나사못과 연결하는 수술을 요하는데, 기존 방식의 관혈적 접근이 더 선호됩니다. 재수술을 필요로 하는 병소에 어차피 가운데 절개선을 통한 접근이 필요한데, 나사못 접근을 위해 양 옆에 추가 절개를 한다면 오히려 후방 구조물로 가는 혈류가 저하되고, 수술시간이 길어지져 감염, 상처 벌어짐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대 금기증은 아니나, 기존 감압술 후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 외과의의 선호에 따라 관혈적 접근/미세침습 접근이 나뉘게 됩니다. 재수술의 경우 기존 수술부위에 신경막과 척추 사이에 유착이 저명한데, 앞서 언급했던 취약점처럼 경막 손상이 일어났을 경우 대처가 취약한 점을 고려할 때 관혈적 접근의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외과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 분절 이상의 수술에서는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에서 나사못 머리에 막대 체결 과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어, 두 분절까지만 주로 미세침습 수술을 적용하는 경우들이 있었으나, 기구의 발전으로 막대 체결이 용이해지며 현재는 세분절이 아닌 그 이상의 분절에서도 경피적 나사못 고정술이 적극적으로 선택되고 있습니다. 

·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bit.ly/36MBTO8
·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https://bit.ly/36QrXTS
· 블로그 바로가기 https://bit.ly/3l0mcLH
· 카카오톡 상담 바로가기 https://bit.ly/3zkXxW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