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파서 MRI 찍고 싶은데 비용이 겁나요! – 바른신경외과

건강다이제스트 2022년 11월호 114p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혜나 씨(60세)는 요즘 들어 부쩍 두통이 자주 나타나 MRI를 찍어보려다 깜짝 놀랐다.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알아본 결과 “만약 병명이 나오면 건강보험이 적용돼서 부담이 줄어들지만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전적으로 본인 부담을 해야 하고 그 비용은 30만 원입니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군데 알아보니 MRI 비용이 부르는 게 값이었다. 30만 원 대인 병원도 있었고, 파격 할인을 해준다는 병원도 있었다.

MRI 찍고 싶을 때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은 뭘까? 비싼 곳이 나을까? 싸게 해준다는 병원도 괜찮을까? MRI에 대한 모든 것을 들어봤다.

Q. 머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도,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도 MRI를 찍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MRI를 찍으면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김도연 원장: 의사들이 일반적으로 의학적 진단을 내릴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상 검사 장비는 X-ray, 초음파, CT, MRI이며, 모두 인체 내부를 투과하여 시각화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장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MRI의 경우 다른 검사보다 훨씬 정확하게 신체의 연부조직에 대한 입체적인 영상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 내에서의 음영 대조나 병변 조직과 정상 조직과의 차이가 뚜렷하여 일부 장기를 제외하고는 병변의 정확한 위치 파악 및 수술 방법의 결정 등에 있어서 가장 유용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검사입니다.

Q. 영상장비는 방사선 노출 문제도 있어서 자주 찍으면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압니다. 하지만 꼭 MRI를 찍어야 하는 경우는 어떨 때입니까?

김도연 원장: CT, MRI 등을 통틀어 방사선 노출 문제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일단 MRI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인체 내에 있는 수소 원자의 공명 현상을 이용하여 영상을 얻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는 안전한 검사에 속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비용이 비싼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이런 MRI를 반드시 찍어야 하는 경우는 크게 신경계와 근골격계, 내부 장기를 정확히 보고 싶을 때입니다. 신경계의 경우 뇌졸중이나 뇌종양과 같은 뇌내 병변이 있는 경우 확진을 위해 MRI 촬영이 필요합니다.

또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의 경우에도 신경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 촬영이 필요합니다. 근골격계의 경우에는 무릎이나 어깨, 손목, 발목 등과 같은 관절 부위의 연골이나 인대 손상 등이 심한 경우 MRI를 통해 정확한 확진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흉부나 복부의 여러 장기의 경우에도 종양이나 염증 여부를 포함한 정확한 감별 진단을 위해서 MRI 촬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MRI 비용이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국민들은 혼란스럽습니다. 비용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또 1.5T, 3T 등으로 비용 차이를 말하던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김도연 원장: MRI는 일부 질병을 제외하고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검사입니다. 비급여 항목의 경우 병원 규모나 원가 구성 등이 병원마다 다르기 때문에 병원별로 비용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특히 MRI의 경우에는 원가 구성 구조가 병원별로 차이가 많이 나는 대표적인 장비입니다.

예를 들어 마치 자동차처럼 같은 MRI라고 해도 장비의 기본 사양이나 제조 연도에 따라 가격이 수억 원 이상 차이가 나고, 심지어 같은 사양의 MRI에서도 옵션 장비에 따라 도입 비용이 적어도 수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또 MRI 장비는 다른 영상 검사와는 달리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상주 여부에 따라 운용 인력의 인건비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병원별로 비용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저렴한 가격대로 MRI 검사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 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MRI를 선택할 때는 1.5T 이상이 좋습니다. 여기서 T가 의미하는 것은 자기장의 세기를 말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해상도가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척추나 관절의 경우 1.5T 정도면 충분하고, 뇌의 경우에는 3.0T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기본적인 MRI 사양이 향상되어 굳이 3.0T 장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질환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Q. MRI 비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병원 마케팅 차원에서 대학병원급 MRI를 파격 할인한다는 병원광고도 길거리에 붙어 있습니다. 이런 곳에 가서 촬영해도 별 문제는 없습니까?

김도연 원장: 모든 상업 광고가 그러하듯이 과도한 할인을 강조하는 곳은 장비의 품질이나 운용 인력의 숙련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MRI는 의료 장비 중에서도 가장 고가의 장비로 원가 절감이 쉽지 않은 장비이기 때문에 과도한 할인을 하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영상의 정확도가 낮을 경우 다른 곳에서 재촬영을 하게 되면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되므로 과도한 할인을 하는 병원에서의 촬영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MRI를 찍을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이고, MRI 검사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김도연 원장: MRI는 기본적으로 방사선 노출이 없는 안전한 장비이지만 자기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공 심박동기나 인슐린 펌프와 같은 체내에 삽입된 의료기기가 있거나 금속성 물질이 있는 경우 기기의 오작동으로 인하여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으니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의 후 촬영하셔야 합니다.

또 MRI의 경우 다른 영상 장비보다 촬영 시간이 길어서 폐소공포증이 있는 환자분들의 경우 촬영을 힘들어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최근에는 안전하게 수면 유도를 통해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MRI 검사는 많은 영역에서 가장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최상위의 영상 검사입니다. 하지만 고가의 비용 및 여러 제한점으로 인하여 접근성이 낮은 검사이다 보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보험 적용이 되는 항목이 늘어나고 작은 규모의 병원에서도 대학병원급 장비가 보급되면서 예전에 비해 접근성이 많이 높아졌고 영상의 정확도도 향상되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MRI 촬영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특정 질환이나 외상이 MRI 촬영 후 확진되면 급여 항목으로 전환되어 의료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본인부담금이 전체 비용의 30%로 낮아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뇌종양이나 뇌졸중을 예로 들 수 있고, 외상의 경우에는 척추 압박 골절이나 무릎 반월상 연골판 급성 파열의 경우 의료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잘 알고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김도연 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서울아산병원 척추신경외과 전임의,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외래교수,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뇌/척추/관절 전문병원인 바른신경외과에서 대표원장으로 진료 중이다.

이정희 기자  kunkang1983@naver.com